오늘은 병원에 입원한 노엘의 병문안을 가는 날입니다.
최근에 여러 기괴한 일을 겪은 그는 한동안 병문안도 불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었죠.
몸도 마음도 상당히 피폐해져서 병원에 장기입원을 해야될 정도였습니다.
다행히도 그의 상태는 호전되었고, 당신은 얼마 전 병문안을 와도 괜찮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병문안을 가기 전에 근처 꽃집이나 가게에 들려서 뭐라도 사가지고 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마침 병원 근처에 꽃집이 하나 있네요. 하긴 병문안으로 꽃집을 자주 가죠.
섕 클레이:(꽃집에 들어가 점원이 적당히 추천해주는 꽃다발로 하나 산다)
꽃집점원:어서오세요~. 오늘은 이 꽃이 좋을 것 같네요. (그에게 안개꽃다발을 만들어 건네줍니다.)
섕 클레이:.. (간단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전한 뒤, 꽃다발을 들고 병원으로 향한다)
클레이가 꽃을 사고 병원에 가면, 간호사가 그가 있는 2층 병실로 안내해줍니다.
그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다가 병실에 들어온 클레이를 보고는 가볍게 아는 체를 합니다.
버나드 노엘:어라, 이런 곳에 와 주실 줄은 몰랐네요. (읽던 책을 내려놓고 가볍게 손을 흔든다.)
섕 클레이:오랜만입니다 버나드씨. 몸 상태는 좀 어떠십니까? 꽤 심각한 병증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꽃다발을 전해주며 자연스레 물어본다.)
버나드 노엘:안개꽃이네요. 뭐 생각보다 괜찮아요. 저희가 늘 그렇듯 이런저런 일에 휘말려서 말이에요. 그래도 나아가고 있는 참이니 조금 더 있으면 퇴원할 수도 있겠죠. (꽃을 받고 웃으며 대꾸한다.)
간호사:그럼 오늘치 검사는 대강 다 끝났으니 적당히 얘기 나누시고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노엘 씨는 아직 다 나은 게 아니니까 무리하지 마세요. 알았죠? (꾸벅 인사하고 문 밖으로 나간다.)
섕 클레이:(습관적으로 미간을 문지르며 잠깐 고민하다) 그... '기괴한 현상'에 시달리셨다고 들었는데, (노엘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며)
버나드 노엘:(
기괴한 현상이라는 말에 눈썹이 꿈틀거렸다. 여전히 태연한 목소리로 간호사가 나가는 걸 곁눈짓하다가) 그렇죠... 요새 사건이 많았으니까.
알고 싶어요?
섕 클레이:(그의 심상치 않은 반응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내 태연한 모습으로) 흠, 정신의학적인 요인이라면 제가 도움이 되어드릴지도 모르겠군요. 부담되시지 않는 선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클레이가 그렇게 말하면 그는 주위를 살피더니 이윽고 그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버나드 노엘:좋아요, 이건 어차피 그런 의학 같은 걸로 설명하기 힘드니 말씀드리죠.
버나드 노엘 : "잘 들어요, 이 세계는 가짜예요."
버나드 노엘:못 믿는 눈치네요. 하지만 이 세걔는 확실히 가짜가 맞아요. 그건 저도 그렇고, 당신도 마찬가지죠.
그는 무언가 꿰뚫어보는 듯한 눈으로 클레이를 바라봅니다.
어쩐지 그 눈빛에 소름이 돋는 것도 같습니다. 어쩌면 의사나 간호사를 부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버나드 노엘:의사나 간호사는 부르지 마세요. 그 사람들도 가짜인 건 똑같으니까.
어떻게 해야할까요, 클레이? 그의 말을 듣는 편이 좋을까요?
섕 클레이:(일단 무슨 얘기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 좀 더 들어본다)
클레이가 그의 말을 듣기로 결정하면, 노엘은 말을 이어나갑니다.
버나드 노엘: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잘 들어주세요. (침착하게 목을 가다듬는다.)
우리가 있는 이 세게는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일 뿐이고, 우리는 그저 거기에 맞춰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에 불과해요.
제가 기괴한 일을 겪게 된 것도... 전부... 이 이갸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부여된 설정이죠.
그러니까, 이 이야기가 더 진행되기 전에 저희는 여기서 나가야 해요.
그는 감정이 격양되었는지 눈물을 뚝뚝 흘리기까지 합니다.
섕 클레이:(생각보다 진지한 그의 모습에 더욱 당황스러웠지만 직업정신을 되새기며 애써 태연하게 손수건을 건넨다) 그래요, 그러니까, 음. 우리가 장기말에 불과하고 이 세계는 어떤 하나의 이야기다?
(심각하군)
버나드 노엘:(물끄러미 그를 보다가) 네, 그 말이에요. ... 이렇게 당신에게 말하는 것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지만. 만약 당신이 정 못 믿겠든, 아니면 제 말을 믿든 그럼 한 번 밖을 둘러볼래요?
혹시 모르잖아요. 당신도 이 세계가 가짜란 증거를 알게 될지도. (언제 눈물을 그쳤는지 어깨를 으쓱였다.)
섕 클레이:(설마 망상초기에 환각까지 보는 단계인건가? 갑자기 부드러워진 눈매와 목소리로) 버나드씨, 처음에는 누구나 다 두렵고 힘들죠. 하지만 그 공포를 극복해주기 위해 제가 있는겁니다.
버나드 노엘:(갑작스러운 변화에 한숨을 쉬며 잠시 입을 다물었다.) 제가 두려워하는 건... 그런 실체 없는 게 아니라 당연히 존재하는 거예요. 제가 그런 말도 안 되는 공포에 미쳐 이런 말을 할까 봐요? 일단 밖을 한 번 둘러보는 게 좋겠네요.
그 즈음 되면 당신도 믿게 되겠지.
섕 클레이: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그의 변함없이 굳센 반응에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 창가에 다가간다)
밖은 여전히 새들로 지저귑니다. 멀리서 보아선 큰 차이를 잘 못 느끼겠네요.
자세히 다가가 보지 않는 이상 세계는 여전히 클레이 당신이 아는 상식과 같을 것입니다.
섕 클레이:(창 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자신이 아는 그곳이다. 어느 한 곳도 변함이 없어 보인다)
(혹시나 하고 창문을 열어본다)
창문을 여는 것으로는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버나드 노엘:... 겉으로 그럴싸한 모습을 취해봤자 특별한 건 보이지 않겠죠. 가짜는 늘 자기가 가짜인 걸 떠들고 다니지 않으니까요.
병원을 한 번 둘러보는 건 어때요? 제 말에 일말의 생각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섕 클레이:...흠 (마주 본 그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다. 거짓말 같진 않아보이는데) 그럼 잠시 자리 좀 비우겠습니다.
(병실 문으로 다가가 긴장한듯이 문고리를 잡는다)
버나드 노엘:(생글 웃으며 손을 흔든다.) 좋아요, 잘 다녀오세요~.
그의 말에 따라서 나간 병원 복도는 상당히 한적합니다.
데스크에는 간호사가 있으며, 병실도 텅 비어있는지 상당히 휑 합니다.
섕 클레이: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그냥 평범한 환자들입니다. 환자들은 이내 병실로 들어갑니다.
섕 클레이:(데스크에 있는 간호사에게 말을 걸어본다)
간호사:보호자분이네요. 어떤 게 필요하시나요?
카운터를 보면 얼굴이 지워진 듯한 간호사가 있습니다. 뭐지...?
얼굴이 흐릿해요. 분명 그의 병실까지 데려다주었을 때만 해도 얼굴이 있었는데...
얼굴이 지워진 간호사는 여전히 클레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섕 클레이:(최근에 야근을 겹쳐 하느라 헛 것이 보이나 살짝 눈을 비벼본다)
섕 클레이:안녕하세요. 실례지만 버나드 노엘 환자의 진료기록 좀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 (품 속에서 경찰 관계자 증명용 경찰증을 보여준다)
간호사:흠... (그의 품에서 나온 경찰증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요, 원하신다면요.
하지만 그렇게 말한 간호사는 데스크에서 자료를 찾다가 갑자기 목이 기이한 각도로 꺾입니다.
섕 클레이:
SAN Roll
기준치: |
45/22/9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1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그가 있는 병실로 돌아가서 문을 잠그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섕 클레이:(번뜩 무언가가 생각난듯이 빠르게 걸어 병실로 돌아왔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불안하고 위험한듯한 생각이 든다)
클레이가 빠르게 돌아가면, 뒤에서 무언가가 급하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가기 전에
다른 환자들 병실 좀 둘러볼 수 있을까요
엔 (GM):살짝 둘러보는 정도인가요 들어가보는 건가요!?
들어갑니다!
가는거야!
클레이는 재빨리 환자가 있던 병실 하나로 들어갑니다.
분명 환자가 들어간 것을 봤는데, 병실 안이 텅 비어있습니다.
더군다나 뒤쫒는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섕 클레이:(급하게 병실 문을 잠그고 안을 둘러본다)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클레이는 문을 잡급니다. 그러자 밖에서 쾅! 소리가 들리며 문이 크게 흔들립니다.
곧이어 날카로운 무언가로 문을 긁는 소리도 함께 들려옵니다.
... 한참 그런 소리가 들렸을까요. 이내 소리가 점차 잦아들고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집니다.
섕 클레이:(문에다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본다)
듣기
기준치: |
40/20/8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밖은 잠잠해졌습니다. 인기척도 들리지 않아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방 안은 별로 특별한 게 보이지 않네요. 이제 어떻게 할까요, 클레이?
섕 클레이:(천천히 문고리를 잡아 돌리며 문을 열었다)
섕 클레이:(아까와 다른 것이 있나 유심히 살펴본다)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직까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 외에 차이는 없습니다.
섕 클레이:(노엘이 있는 병실로 다시 돌아간다)
그러자 그가 왔을 때와 똑같이 손을 흔듭니다. 책은 어느샌가 내려놓고 겉옷을 걸치고 있네요.
버나드 노엘:왔네요, 아까 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던데 괜찮아요?
섕 클레이:(살짝 뜸을 들이다) 네, 밖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병원 내부였어요. 단지... 아무것도 아니에요.
버나드 노엘:단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섕 클레이:(인상을 찌푸리며) 단지... 누군가가 계속 뒤쫓아 오는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녔어요.
버나드 노엘:... 흠...(그 말에 별 것 아니란 듯 짐을 챙겼으나 손이 살짝 떨렸다.) 역시 한시라도 빨리 여길 나가야겠네요.
(팔에 꽂힌 링겔을 뽑으며) 그게 아무것도 아니란 걸 직접 봤나요?
섕 클레이:(퍼득 놀라 눈에 띄게 당황하며) 아니, 버나드씨! 아니, 링겔을 그렇게 갑자기 뽑아버리면! (깜짝 놀랐지만 결연한 그의 모습에 습관처럼 미간에 손을 갖다대며 크게 한숨을 쉰다) 하아아... 아뇨. 바로 등 뒤에 서 있던 것 같긴 했지만요.
버나드 노엘:하지만 도망치려면 이건 어차피 뽑아야 하잖아요? (태연한 체 했지만 감각은 그대로인지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그 정도면 위험한 거죠. 이 세계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한시라도 여기에 있을 시간이 없어요.
전 이제 갈 거예요. 당신은 같이 갈 거예요?
섕 클레이:(눈 앞에 있는 사람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가요. 같이 가긴 하는데, 퇴원수속 확인은 받고 그러시는 겁니까? 아직이라면 같이 주치의를 만나러 가요. 제가 잘 설명해드릴테니까 진정하고...
버나드 노엘:이대로 주치의를 만나는 건 별로 좋지 못한 생각인 것 같아서요. ...다른 건 못 믿어요. 사실 당신도 그렇지만... 만약 클레이 씨가 주치의를 부른다면 전 혼자라도 돌아갈 거예요.
섕 클레이:(환자의 극단적인 선택... 좋지 않아. 어떻게든 해야만)
심리학
기준치: |
80/40/16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클레이는 적어도 그가 거짓말을 하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그가 망상에 사로잡혔든, 그 말이 사실이든... 어쨌든 당신을 속이려는 기색은 없습니다.
섕 클레이:(믿을 수가 없군. 도대체 그는 뭐에 이렇게 사로잡힌거지?)
정신분석
기준치: |
71/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클레이는 적어도 그가 무언가 망상에 사로잡힌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아직 다 낫지 않은 걸까요?
하지만 당신이 병원에서 본 것 역시 한치 틀림없는 일입니다.
도대체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섕 클레이:(그는 지금 어떻게든 나가려고 하는가? 막을 순 없나?)
나가려 하는 걸 혼자 막으려면 근력 대항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의사나 간호사를 부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림도없지
뼈밖에없는데
섕 클레이:(병실 침대 옆에 있는 벨을 눌러본다)
간호사:네, xxx병원입니다. 무슨 일인가요?
버나드 노엘:... 이런 방법을 쓸 줄은 몰랐네요. (표정을 굳히며 황급히 문 쪽으로 빠져나가려 합니다.)
섕 클레이:(다급하게 몸을 날려 막아본다.) 잠..잠깐!
버나드 노엘:(몸을 날려서 막을 줄 몰랐는지 막혔다..) ... 왜요, 무슨 일이죠.
섕 클레이:(숨을 몰아치며 일어나 앞을 가로막으며) 천천히, 우리 천천히 대화를 한번 해봅시다. 그... 무언가가 제 뒤를 쫓아올 때 병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니 더 이상 쫓아오지 않았어요. 병원 내에서 무언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진 않을까 생각해봅시다.
버나드 노엘:... 대화를 하고 싶다면 적어도 저걸 먼저 누르지 말았어야죠.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켜진 벨을 본다.) ... 이미 늦은 것 같으니 들어나 보죠.
섕 클레이:(숨을 가다듬고) 아직 그 무언가가 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병원을 나간다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잖습니까.
도대체 이 곳을 벗어나면 어디로 갈 생각이신건가요.
버나드 노엘:... 제가 겪었던 기괴한 현상에 대해 들어보셨어요? 그건 쉬지 않고 절 따라왔어요. 임무차 나갔을 때에도 원래라면 없어야 할 사고가 따라붙었죠. 마치
모독적이고 이 세상의 것으로 추측되지 않는 무언가가 계속 제 뒤에 따라붙는 것처럼... 사고가 끊이질 않았어요.
제 능력도 추격에는 자신이 있지만... 조금 자존심 상하게도, 그건 제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더라고요. 그제야 인정했어요. 이건 결코 제 힘만으로는 벗어나기 힘들다고. 저도 사실 해결될지 말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여기 있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건 알아요.
이곳을 벗어나면... 우선 사람의 눈이 없는 곳으로 계속 도망쳐야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이런 가짜 속에 있는 것보단 훨씬 나으니까.
섕 클레이:
심리학
기준치: |
80/40/16 |
굴림: |
3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는 거짓말을 하진 않습니다. 본디 클레이가 알던 그를 떠올려보면, 제법 현실적인 축에 가까운 사람이었죠. 아마 망상증이라고 해도 그럴 기반이 된 사건이 존재하겠죠.
어쨌거나, 벨을 누른 지 시간이 조금 지났으니 슬슬 의사와 간호사가 올 것 같습니다.
섕 클레이:(의료진들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아직도 나가려고 하나?)
버나드 노엘:(발자국 소리에 표정을 굳히고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려 합니다.)
만약 클레이가 막으려 한다면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한차례 시간을 끌었고, 그는 상당히 조급해져 있습니다.
섕 클레이:(아무리 자신이라지만 그의 심오한 표정과 단호한 행동을 보고 동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직 의심이 걷힌 것은 아니나 혹여나 무슨 일을 저지를 수도 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따라나간다.)
클레이는 결국 노엘을 따라가기로 합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열고 나서면, 복도 저편에서 목이 기괴하게 돌아간 채 서있는 간호사가 보입니다.
간호사는 그와 클레이를 발견하자마자 아주 빠른 속도로 뛰어오기 시작합니다.
버나드 노엘:얼른 뛰어요! (다급하게 클레이를 붙잡고 비상구 계단으로 달립니다.)
한시라도 촉박한 상황에서 노엘이 클레이에게 외칩니다.
섕 클레이:(어느 쪽이 더 가까운지 알 수 있나?)
노엘은 클레이의 말을 듣고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뒤쫓아오는 간호사를 피해 옥상에 올라가자마자 노엘은 옥상의 문을 잠궈버립니다.
날카로운 파열음이 들리며 문이 크게 덜컹거립니다.
몇 번인가 더 큰 소리가 들려왔지만 끝내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정말 그의 말대로 이 세계가 가짜이기라도 한 걸까요.
클레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자,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클레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의 입이, 몸이 어느샌가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클레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버나드 노엘:이 세계는 가짜일까, 아니면 진짜일까요? 클레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그에게 이 세계가 가짜라고 주장하던 그도 사실 그 세계가 정말로 가짜였다는 걸 몰랐다는 사실을요.
그 또한 이야기에 끌려가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요.
클레이, 당신은 그저 앞에 보이는 이 친절한 글 덕분에 알게 된 거잖아요.
당신도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불과하잖아요.
하늘이 무너져내리고 자리한 어둠 속에서 당신은 두 쌍의 눈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을 보고자 한 사람들의 눈이에요.
당신의 이야기는 그저 유흥을 위한 한낱 글자들의 나열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이건 진짜가 아니야.
이 세계가 가짜라고 말하자, 세계를 이루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한 줌의 먼지로 스러지기 시작합니다.
그의 눈앞에 있던 무표정한 노엘의 얼굴도 사라졌습니다.
클레이는 무력하게 어둠 속에서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는 두 쌍의 눈과 마주칠 뿐입니다.
단지 이 친절한 글귀가 그의 상황을 나열하는 게 전부네요.
그의 말에 따라서 병원 복도로 나갔을 때부터?
… 아뇨. 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부터였을 겁니다.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결말이 정해져있는 이야기였으니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