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면 그곳은 열차의 객실 안이며, 맞은편에는 『멜빈』이 앉아있습니다.
목소리를 내보려 해도 막 깨어난 탓인지 당신은 일체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와장창)
멜빈은 그런 당신을 보고 작게 한숨을 쉽니다.
멜빈: 아직 잠이 덜 깼어....? ... 아무것도 기억 안 나?
그래, 졸려.
멜빈: ... 하아, 뭐 그럴 줄 알았으니까...
나는, 장례 행렬의 준비를 하러 가야 하거든...
그러니까 너는 나중에 천천히 오든가...
멜빈: (어딘가...) ...... 나중에 볼 거야.
날 너무 오래 혼자 두지 않았으면 하는데...
(물끄럼)
멜빈: ... 따라와도 상관없어. 어차피, 열차 안이니까... 어디서든 보게 되겠지...
멜빈: ... 바빠서 그래. 오래는 아닐 거야... 아마도. 그럼 이제, 진짜 가봐야 하니까...
그 뒷모습을 시무룩하게 배웅하고 있으면 잭은 저항할 수 없는 잠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왜... 아... 졸려...)
(더 깊이 잠들어...)
잭은 눈을 뜨면, 자신이 열차 객실에서 잠들어있음을 눈치챕니다.
복장은 상복이며, 소지품은 아무것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창밖으론 쾌청한 날씨와 한가로운 풍경이 보입니다.
멜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앉아있던 자리에 한 장의 편지지와 한 송이 봄망초가 놓여있습니다.
잭: (상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살펴본다...)
몸은 이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까만 상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주 잘생겼습니다(!)
(편지지를 살펴본다.)
『 잘 잤어? 엄청 푹 자던데, 당연히 그러겠지만...
사실 함께 가려고 했는데, 깨우기 그래서... 먼저 갈게.
잭: (이 말투는... 귀여운 나의 아기토끼...)
꽃이 열쇠야. 천천히 와. 오늘은 중요한 장례 행렬이 있는 날이니까.』
그렇습니다. 이 편지는... 잭의 귀여운 아기토끼(!) 멜빈이 쓴 편지 같네요.
잭: (편지지를 뒤집어도 보고 빛에 비추어도 본다...)(관찰...?)
잭이 편지를 뒤집으면, 편지 뒷면에도 메세지가 적혀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잭: (역시 나의 아기토끼... 뭔가를 슬쩍 숨겨 적는 걸 좋아하지.)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 단지 그것뿐이었는데...』
그리고 이 즈음 잭은 위화감 없이 생각해냅니다.
너무 늦으면 곤란하겠지만 아직 시간에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잭: (그랬지... 아직은 느긋하니 움직여봐야겠군.)
(봄망초를 살펴본다...)
봄망초는 특별한 점 없는 평범한 꽃 같습니다.
잭: (이게 열쇠라니... 멜빈이 열쇠라고 했으니 열쇠인 거겠지. 편지지와 꽃을 챙기고 자신이 있는 객차를 천천히 둘러본다.)
객실 밖으로 나와보아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잭은 주변을 둘러보며 안내판을 찾아냅니다.
잭: (열차를 내가 대절한 것 같군...)(아늑...)
안내판에 따르면 자신이 있는 곳은 『6호차 : 봄망초』인 것 같습니다.
6호차는 가장 뒤쪽 차량으로 보이며, 차장실에는 커튼이 쳐져 있어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안내판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잭: (차장실 안쪽에서 무슨 소리가 나지 않는지 귀를 기울여본다...)(듣기?!)
차장실은 열차소리가 섞여 잘 들리진 않습니다만 쥐죽은 듯 조용한 것 같습니다.
잭: (흠... 정말로 이 열차엔 나뿐인 건가...)
(조금 즐거움;)
잭: (별생각 없이 빈 꽃병에 봄망초를 꽂는다...)
(이렇게 하면 예쁘다.)
그러자, 용접된 것처럼 닫혀있던 문이 열립니다.
잭: (아기고양이가 열쇠라고 했으니 열쇠겠지... 재미있는 퍼즐을 만들어서 날 놀려줄 작정이었나...)
(역시나 별다른 의심 없이 열린 문 너머로 향한다.)
잭이 5호차에 발을 들이자, 그곳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조금도 얼굴을 인식할 수 없습니다.
꼭 사람의 얼굴이 아닌, 마네킹 위에 얼굴을 정교하게 인쇄하여 붙여 넣은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산치체크!)
(그것)
(success)
(침착)
코코나나 (GM): (그렇습니다 "그것")(오.......)
잭: (음... 조금 당황스럽지만 이것 또한 아기토끼의 장난이겠지...)
잭은 멜빈의 장난이라 생각해서인지 생각보다 놀라지 않습니다. 산치 1감소합니다.
(괜히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어깨를 툭 툭 부딪혀본다.)
잭이 툭툭 부딪혀도.. 마네킹 같은 사람들은 어떠한 말도 없이 자리를 지킵니다.
(시비를 턴다...)
잭: 멜빈... 이 놈들 너무 못 만들었어. 일부러 그런 건가?
(말은 그렇게 하지만 꽤 재미있어 보인다.)
(아까처럼 안내판이 있을지 객실 안을 둘러보기로 한다.)
(두리번...)
안내판에 따르면 잭이 있는 곳은 『5호차 : 알리움 기간티움』 인 것 같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안내판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알리움 기간티움은 불굴(不屈)의 꽃. 꽃말은 【원만한 인품】』
안내판을 보고 있는 잭의 귀에, 문득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앞에는 객실에서 빼꼼 얼굴을 내민 『소중한 사람』이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잭: (호다닥 멜빈이 있는 객실로 들어간다...)
여기 있었군.
재촉 받은 대로 따라 들어가자, 마주 본 자리의 좌석을 가리킵니다.
그나저나 머리는 좀 맑아졌어...? 장례 행렬은 아직이지만, 이제 준비해야 해.
잭: (처음부터 자기 자리였던 양 맞은편에 다리를 쩍 벌리고 털썩 앉는다.)
아깐 졸렸는데 지금은 훨씬 낫군.
자신은 열차에 탄 기억이 없으며, 타기 전의 기억도 전혀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장례 행렬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위화감과 함께,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자신에 대한 공포가 커집니다. 산치체크.
그런 잭의 모습을 보고 멜빈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잭: ...지금부터 그걸 알려달라고 할 참이었어, 멜빈 리히터.
내 몸에 멋대로 장난질을 친 거라면 솔직히 말해. 화내지 않을 테니까. 우리가 이제 와서 화를 내고 말고 할 사이는 아니잖나.
...솔직히 말해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장례 행렬이라고 해도, 내가 타인의 죽음에 왜 내 몸뚱이를 움직여가며 예를 표하러 가야 하는지 모르겠군.
멜빈: ... 너치고 나쁘지 않은 생각이네. (옅게 웃으며) 글쎄, 내가 한 장난은 아닌데...
잭: 아까는 어째선지 별로 거부감이 들지 않았지만...
...왜지.
내가 이런 장난을 할 사람으로 보여......?
잭: 뭐...? 아는 게 없는데 무슨 생각을 하란 말이야.
응.
멜빈: 이렇게 번거롭게, 열차까지 대절해서...? (식은눈) 그래, 그러면 그렇게 생각해......
멜빈: 뭐... 아무튼 묻는 말은, 내키면 답해줄게...
객실 창문에 충격이 전해지고, 바깥 경치가 새까매집니다.
열차가 터널에 들어섬과 동시에 어째서인지 실내의 조망도 점점 어두워집니다.
그러나 잭에게 그런 변화쯤은 사소한 일로 보일 것입니다.
(더 큰 게 있나?)
왜냐하면, 눈앞에 서있는 멜빈의 몸에서 서서히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쏟아지는 피가 상복을, 흰 셔츠를, 좌석을 붉게 물들입니다.
(놀랐다고 알아서 눌러버리는 자)
코코나나 (GM): ( ㅋ ㅋ ㅋㅋ ㅋㅋㅋㅋㅋㅋ 곧 굴리는 게 맞긴 한데)
(내손맘대로굴리지마...)
점점 희미하게 어두워지는 실내에서도 그 광경은 눈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지혈을 하려고 해도 피가 흘러나오는 곳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어이.
이봐!
갑자기, 그런 잭을 멜빈이 무표정으로 응시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 표정은,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울컥...)
멜빈: 글쎄...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그는 어두운 열차 안에서, 무감정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잭: (아무 의미 없을 느낌이지만 일단 일어나서 피가 흘러나오는 몸 이곳저곳을 손바닥으로 더듬더듬 막아본다...)
뭐... 뭐...
...
뭘...
그 말을 마지막으로 불빛은 완전히 사라져버립니다.
깜깜한 열차 안에서 아무리 손을 뻗어보아도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습니다.
잭: (허공을 마구 휘젓다가 자기도 모르게 창밖을 응시한다...)
제각기 다른 크기의 무수히 많은 눈들이 창문 한가득 빼곡하게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모두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관찰당하고 있습니다.
조소, 관찰, 호기심, 흥미, 의심, 분노, 불안, 공포. ...여러 가지 감정이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저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련의 너무나도 끔찍한 광경에 당신의 마음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산치체크.
코코나나 (GM): (잭의 산치체크도 감소시켜야 하나..)
(침착해...)
뭘 쳐다봐...
아무래도 터널을 빠져나온 듯, 창문 밖으론 변함없이 한가로운 광경이 보입니다.
다만 아까보다 구름이 조금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을 본인의 트라우마에 기인한 일종의 발작으로 납득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아니, 이 생각은 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지금은 일단 미뤄두자.)
다시 자리를 보면 그는 더 이상 자리에 없습니다.
자리에는 피 한 방울도 묻어있지 않고, 편지지가 한 장 놓여있을 뿐입니다.
(장난이 아니란 거지... 좋아. 어디까지 가나 보자.)
(편지지를 살펴본다.)
이다음은 식당차니까 뭔가 먹고 싶으면 이쪽으로 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와도 상관없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잭: ...... (침착하게 이번에도 편지지를 뒤집어본다.)
잭은 편지 뒷면에도 메세지가 적혀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왜 (이후에는 혈흔이 묻어 읽을 수 없다.)』
잭: (이번에도 꽃병에 꽃을 꽂아야 하나... 꽃은 없는지 살펴본다...)
잭은 주위를 둘러봅니다. 객실 밖으로 나오자 아까까지 보이던 수많은 마네킹이 전부 사라져있습니다.
마네킹이 사라진 대신, 통로에는 꽃이 떨어져 있습니다.
잭: (꽃을 주워서 소중하게 꽃병에 꽂는다.)
꽃을 소중하게 꽃병에 꽂으면 앞쪽의 문이 열립니다.
잭이 4호차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창밖은 다소 흐릿해지기 시작했으며 비가 올 것 같습니다.
편지에 쓰여있는 것처럼, 식당차답게 흰 테이블보가 덮인 테이블이 여럿 보입니다.
어떤 자리를 봐도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지만, 한자리에만 접시와 식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잭: ...후우... (한숨을 푹 내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힘없이 웃는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데도.)
잭: (천천히 와도 된다고 했지... 저건 날 위해 준비된 거겠지. 접시와 식기가 있는 자리로 가서 앉는다.)
잭은 자리로 가서 앉습니다. 거기에는 네임 플레이트가 놓여있고, 『잭님』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잭이 자리에 앉아 고개를 들자, 맞은편에 멜빈이 앉아있습니다.
그 몸에는 상처는커녕, 피 한 방울 묻어있지 않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왜 그래......?"라고 되물어올 정도입니다. 산치체크.
(테이블 밑으로 감춘 손이 잘게 떨리지만 표정만은 침착하게 멜빈을 바라본다.)
멜빈: 몰라, 뭐가 나올지는 나도 나와봐야 아는데...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저 그를 응시한다.)
... 그나저나, 음......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달싹였다가 도로 다물었다.)
멜빈: ... 별 거 아냐.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두 사람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 3호차 쪽 문에서 마네킹 하나가 왜건을 밀며 나타납니다.
말 안 하면 화낼 거다. (마네킹이 다가오는 건 신경도 쓰지 않는다.)
(위협 가능한가요...?)
멜빈: ... 너는, 하, 항상 그런 식이지... (인상을 찌푸렸다가 고개를 려) 그냥, 너야말로 할 말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길래... 물어보려 했을 뿐이야...
(할 말이야 많지만 그다지 하고 싶지 않다. 한번 입을 열면 모조리 튀어나올 것 같았으니까. 일방적인 질문의 홍수로 그를 괴롭히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지금 물어볼 건 그뿐이었다.)
멜빈: ... 몰라, 그런 꿈이라도 꿨나봐...? (갸웃)
...... 지금 네 눈 앞에 있는데 죽었을 리가 없잖아.
아니면, 내가 가짜라고 생각해...? (어깨를 으쓱이며 태연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앞칸에서 만난 네가 온몸에서 피를 흘리고는 갑자기 사라져버렸거든.
멜빈: ... 그래, 놀랄 만 했겠네... 뭐 딱히 별 일 없으니까... 이제 식사라도 할래...?
(힐끔 마네킹에 시선을 던진다)
아까부터 대기하고 있던 마네킹은.. 요리사 복장을 하고 있지만 팔에는 장례용 완장을 차고 있습니다.
마네킹은 은으로 된 뚜껑을 덮은 요리 하나를 잭 앞 접시에 둡니다.
그리고는 공손히, 그러나 어색한 인사를 남기고 떠납니다.
접시가 놓아진 순간부터 잭은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코코나나 (GM): (그러게요 산치실패 거의 안 한 것 같은......)
식사나 하지.
멜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렇게 해... 난 아까 먹고 왔으니까. (물끄럼..)
클로슈를 열면 거기에는 옅은 색의 리조또가 담긴 그릇이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소박하며, 나쁘게 말하면 초라한 음식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잭: (스푼을 들어 리조또를 한 입 먹는다.)
(재력 5는 초라하든 소박하든 알 바 없고 공짜 식사는 먹고 생각한다.)
그러나 잭이 리조또를 먹는 순간 저항할 수 없을 정도의 졸음이 몰려옵니다..
바닥에 굴러떨어지려는 찰나, 누군가가 몸을 지탱해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그것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잭은 잠들어버리고 맙니다.
은빛 주삿바늘이 빛나고 격통과 함께 팔에 꽂힙니다.
액체가 몸에 주입되는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공포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금방이라도 심장이 찢겨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부 위로 기어올라오는 감각을 느끼고 당신은 피부를 마구잡이로 긁어댑니다.
흰 시트에 혈액이 거뭇거뭇 드리우는 모습이 어째서인지 당신을 안심시켰습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당신은 누군가의 품 속에서 울고있습니다.
눈앞에 『소중한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편지지와 콜키쿰 한 송이만 놓여있을 뿐.
한입밖에 먹지 않은 리조또는 거무스름하게 물들어 변색되어 있었습니다.
『별로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던데, 괜찮아...?
내가 만든 거니까 쉽게 부서지진 않겠지만... 어쨌든 무리하진 마.
잭: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편지지를 뒤집어본다...)
『네가 보고 있는 세계는 지금 어떤 색을 띠고 있어?』
창밖에는 구름이 많이 껴 있습니다. 언제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꽃을 들고 식당차에도 예의 안내판이 있는지 살펴본다...)
안내판에 따르면 잭이 있는 곳은 『4호차 : 콜키쿰』인 것 같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잭: (이번에도... 밑에 글자가 있나...? 읽어본다...)
4호차의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콜키쿰은 영원(永遠)의 꽃. 꽃말은 【즐거운 추억】』
안내판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잭: (갑자기 변색된 리조또를 살펴본다...;)
(기분 나쁨;)
리조또를 살펴보면 접시 바닥에 써진 글씨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리조또를 살펴보고 있으면 희미하게 간장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 리조또에 간장을 넣을 수도 있지...)
(멜빈 보고 싶다...)
코코나나 (GM): (ㅋㅋㅋㅋ큐ㅠㅜㅜㅜ 다음열차에 있을지 없을지.. 가볼까요..?)
잭이 3호차에 들어가자 그곳은 마치 도서관처럼 꾸며져 있었습니다.
벽이나 통로에도 책장이 몇 개 놓여있고, 소파가 완비되어 있습니다.
멜빈은 소파에 앉아 어떤 책을 조용히 읽고 있습니다.
그에게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물어보면 어딘가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멜빈: 『앨저넌에게 꽃을』.... 이라는 소설.
표정은 왜 그 모양이야? 불만이 있으면 말로 해.
멜빈: ... 어떤 소설. 좀 긴데... 주인공인 찰리는, 지적 장애를 갖고 있지만 마음 좋은 청년...? 이었어...
별로... 불만 있는 건, 없어. 그냥 책이 좀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네...
(마음이 아프지만 또 협박을 해볼까...)
(그렇다..) 멜빈은... 무표정으로 책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무슨 표정인지 알 수 없습니다.
잭: 왜 그러냐니까. (짜증)
(success)
멜빈: ... (침묵하다가) 너, 네가 더 잘 알걸... 뭐 네 행동 때문이란 의미는 아니지만...
아무튼, 화난 건 아닌데... (한숨)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
잭: 내가 아는 게 뭐가 있다고 이래. 난 이 망할 열차에 타고부터 머리가 아파 죽을 지경이야.
멜빈: ...... 그래, 아무것도 모를 네게 할 말은 아니었는데. 뭐... 열차도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내가 그놈 장례식이라도 가고 있는 건가? 오는 내내 꽃꽂이나 하고...
멜빈: ... 잠시 쉬고 있던가... 흠,(;) 그건 아닌데... 아무튼 찰리는 어느 날, 담임 겸 대학교수인 앨리스의 권유로 뇌 수술을 받는단 말이야... 앨저넌은 이 실험에 사용된 생쥐이름이야.
비약적인 지능 향상이 보인 바 있었는데... 찰리도 수술을 흔쾌히 받아들여서, 수술 결과 몇 개월 만에 IQ 185의 천재가 됐어...
하지만 지능이 높아진 후 인간관계의 왜곡과, 어머니에게서 버림받은 사실 등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들을 알게 됐지... 마음은 어린 상태로 남은 채, 지능의 성장에 따라가지 못하고 고통받는 날을 반복하다가, 찰리는 자존심만 높아진 채 점점 고립되어갔어.
...... 그러다가 어느 날, 그가 돌보던 앨저넌이 갑자기 흉폭해진 거야.
조사 결과, 이는 수술의 부작용으로 판명되었대... 일시적으로 지능이 높아지는 대신, 몇 개월 후 효과는 사라지고 지성은 수술 전보다 낮아진 셈이지.
...... 찰리는 퇴행을 막으려고 몸부림치지만 결국 해결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어.
멜빈: 자기 발로 장애인 수용 시설로 향하는 찰리는 마지막 경과보고 일지에 이렇게 작성했어.
「제 집 근처에 들를 기회가 생긴다면, 집 뒤뜰에 있는 앨저넌의 무덤에 꽃을 바쳐주세요.」...라고.
뭐 그런 내용이야... (으쓱) 우리가 가고 있는 건 그 생쥐의 장례식은 아니지만... (책을 덮고 조용히 눈을 내리깐 채 중얼거렸다.)
... 앨리스 교수에게, 악의는 없었어. 하지만 순수한 선의로 사람을 망쳐버린 거야...
멜빈: ... 나도 그렇게 누군가를 망쳐버렸겠지.
그래, 그렇지. (쓰게 웃으며)
부럽네... 나는 그저, 꽃이 필요한 것뿐이었는데.
잭: 순리를 저버리는 데 아무 대가가 없는 게 더 이상하다고. 왜, 그 위선의 값을 치르기라도 한 건가? 이 행렬은 혹시 날 위한 것인가? 내게 뭔가 문제라도 생긴 건가, 리히터?
멜빈: ... 알고 있어. 그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내 오만인 걸까... ... 조금은. 글쎄, 그건 지금은 답해줄 수 없어. 그건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니까...
잭: 새삼스럽군. 넌 처음부터 끝까지 오만했으니까. 더 할 얘기는 없나.
...그런 표정 계속 보고 싶지 않아. 할 말이 있으면 제대로 해.
멜빈: ....... (그를 바라보았다가 책으로 고개를 돌려 천천히 표지를 쓸었다.) 맞아, 원래부터 그랬지. 뭐 실제로 계산이 틀리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이제 없어, 뭐 궁금한 게 생기면 오던가...
더 할 말이야 딱히... 이제 다른 책 읽을 거니까, 방해하지 마...
잭: 날 똑바로 보라고. (그의 어깨를 붙잡고 꾹 누른다.)
멜빈: ... (그의 행동에 작게 한숨을 쉬며 다시금 시선을 그에게로 향했다.)
내 표정이 어떤데...? 난, 계속... 제대로 보고 있었어.
짜증나게 굴지 마. (그가 보던 책을 빼앗아 어디론가로 내던져버린다.)
멜빈: (내던져진 책을 보고 조금 짜증난 듯 머리를 헝클인다.) ... 알면서. 난 멜빈 리히터야, 그것까지 의심해...?
그리고 지금 심술 부리고 있는 건 너잖아... (물끄럼)
잭: 난 지금 모든 걸 의심하고 있어. 또 여기서 보란듯이 사라질 셈이지? 저 염병할 책장들을 멋대로 뒤집고 다니며 뭔가 단서를 찾길 바란다면 엿이나 먹어.
사람 가지고 놀면 재밌나? 너도 꽤나 아버지를 닮았군.
멜빈: ...... 글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이어진 그의 말에 사납게 그를 노려봤다.) 하, 내가 찾으라고 했어...? 나도 그냥, 장례행렬을 참가하고 있을 뿐이야... 너처럼 정신 차리고 보니 여기 있었고... 나보고, 뭘 더 하라고...?
사람을, 가지고 놀아...? 내가 뭘 어쨌는데...? 둘러보는 건 네 마음이고... 난 처음부터 강요한 적 없어.
잭: 적어도 나보다는 뭔가 알고 있겠지. 나타났다 사라지고, 온몸에서 피를 흘리고, 날 더이상 초조하게 만들지 마. 다음 칸엔 또 뭐가 꾸며져있는지 내 알 바 아니야. 내 눈앞에서 함부로 도망가지 말란 말이다.
멜빈: ...... 그리고, 네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어. 내가 왜 널 분리시켰는지, 알면서... (부들부들 떨면서 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돌렸다.)
노이: (불지르는 캐릭터를 바라보며 초조해지는 PL)
코코나나 (G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흑 잭...ㅠㅠㅜㅜㅜ)(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해서 두근거림과 긴장반..)
잭: ...몰랐다고? 네가 몰랐어? 난 그게 더 이해가 되지 않는군.
말했잖아. 온몸에서 피를 흘리고 사라지고, 아까도 넌 말없이 사라졌어. 여기서 책을 읽으며, 어딘가 탐탁찮은 표정만 내내 짓고 있었지...
...너야말로 날 사랑한다면 이래선 안 되는 것 아닌가? 뭘 숨기고 있는 거지?
평소의 너로 돌아와줘, 멜빈. 난 지금 너무 불안해.
여기서도 또 사라질 건가...?
다음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생각이지?
멜빈: 난... 내가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어... 그건 내 마음이야. 그런 것까지 마음대로 하려고 들지, 마...
... 그런 거 몰라. 네가, 이상한 꿈이라도 꿨겠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난 왜 멀쩡하게 여기에 있어...?
잭: 난 이 안에서도 꿈을 꿨어. 꿈 같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고...! 염병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의 어깨를 놓고 돌아선다.)
(정말 모른다는 표정이라니... 머리가 아파온다. 그가 아니라도 분명 이건 누군가의 장난질이다. 여탠 어찌저찌 어울려줬지만 슬슬 진저리가 나기 시작한다. 인내심이 얼마나 남아있나...)
노이: 잭 머리는 너무나 나빠서... 멜빈 하나밖에는 모르고...
하하 달려라 달려 (조수석에서 거친 탑승감을 느끼며...)
멜빈: ... 주변을 둘러보다보면 네가 궁금한 걸 직접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 열차의 끝에 가거나.
멜빈: (차분한 어조로) 아무튼 나는, 나야. 네가 믿든 믿지 못하든 충분히...
잭: (사방에 널린 책장을 마구 걷어차서 책들을 우르르 떨어뜨려버린다.)
멜빈: (그를 바라보며 웅얼거렸다.) ...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넌,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멜빈: ...... (한숨을 쉬며 입을 다물었다. 마음대로 하라는 듯, 그리고 주저없이 다른 책을 집어들었다.)
잭: (관찰 success) (자료소자 fail) (행운 fail)
아무튼 잭은... 책을 발로 넘어트리며, 유일하게 조금 손때가 묻어나는 책 두 권을 발견합니다..
노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코나나 (G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잭의 거친 발길질과... 불안한 PL과... 그걸 지켜보는 키퍼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세션
(현웃터짐...)
잭: (화가 풀릴 때까지 책장을 걷어차고 다닌다...)
잭은 책을 떨어트리다가 유일하게 책 중에서 한 권만 가짜임을 눈치챕니다.
칠 때 유일하게 묵직한 소리가 나지 않고 상자처럼 텅빈 소리가 났기 때문에..
잭: (텅텅거리는 책을 괜히 더 걷어찬다...)
텅텅거리는 책은 아무래도 책 모양의 부속품 상자 같습니다.
(거의 기도 수준;)
걷어차자 안에 있던 스카비오사 꽃다발이 떨어져 나옵니다.
잭: (질끈 밟아버리려다 꽃을 보고 조금 정신을 차린다. 저게 또 그 망할 열쇠겠지...)
잭: 이... 망할 장난질에 언제까지 어울려줘야 하는 거지...
(이 열차의 창밖을 본다.)
잭: (창을 두드려 깨보려고 난리법석을 떤다...)
코코나나 (GM): 파이팅! 저는 응원메타 준비를;
♡♡!!!!!
(♡같은 소리가 있거든 찢어버릴 기세로 종이를 줍는다...)
잭은 종이를 줍습니다. 가장 먼저 큰 제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음의 병에 대하여>라고 적혀있는 종이입니다.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본다...)
마음도 몸과 마찬가지로 병에 걸릴 때가 있습니다.
재난으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소중한 사람을 눈앞에서 잃어버리는 등의 강한 정신적 쇼크가 도화선이 됩니다.
유명한 예로, 자신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기억 상실(전생활사건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극단적인 피해 망상과 환청, 환각, 유아 퇴행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최근 널리 알려진 예로 말하자면 우울증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치료도 가능합니다.
이른바 『마음이 다친 상태』라고 한다면 알기 쉬울 것입니다.
물론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아직 병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탓도 있고, 자신을 괴로운 생각 속에 가둬버리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누군가의 옆에 있어주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스스로 일어날 수 없다고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만약, 그럼에도 당신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당신에게 깊은 애정을 품고 있을 겁니다.
코코나나 (GM): (그리고 종이를 읽은 즉시, 아이디어판정입니다)
(뇌가 힘냈네)
그럼 잭은.. 다음과 같은 환각을 보게 됩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당신의 귓가에서 속삭입니다.
식사 중에도, 목욕 중에도, 심지어는 잠을 자고 있는 중에도.
증오에 가득 찬 환청이 끊임없이 귀에 흘러들어오는 어두운 생활.
당신의 정신은 마모되어 무의식적으로 날붙이를 찾게 됩니다.
그런 생활 속에서 당신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잭이 책장을 뒤엎고 있을 즈음.. 슬슬 멜빈이 책을 두고 일어섭니다.
멜빈: (힐끔 둘러봤다가) ... 시간, 다 됐으니까 이제 가볼게... 너는 천천히 와.
잭: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안 들림...)
멜빈: (한숨...)(그래도 2호차로 들어간다..)
잭: (몇십 분이 지나서야 간신히 침착해져서, 이번 열차에도 안내판이 있는지 살펴본다...)
안내판에 따르면 잭이 있는 곳은 『3호차 : 스카비오사』인 것 같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안내판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스카비오사는 재기(再起)의 꽃. 꽃말은 【아침의 신부】』
잭: (씩씩거리며 다음 호차로 넘어간다...)
잭이 2호차에 들어가자, 그곳은 이상한 공간이었습니다.
넓은 열차 안이 전부 하나의 병실처럼 되어 있는 것입니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해 상당히 어두워졌습니다.
구석에는 작은 선반과 옷장이 있으며 침대 옆에 소파가 완비되어있습니다.
멜빈은 소파에 앉아 침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 이번엔 뭐가 문제지, 리히터?
(그와 확고한 관계를 맺은 이후론 이름으로 불러왔으나... 지금은 너무 화가 난 상태라 호칭이 이리저리 바뀌고 있다.)
멜빈: (잭의 말에 고개를 들고 창백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 왔네. ...... 꽤 오랜만에 들어보는 호칭도 있고...
그리고... 장난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멜빈: 별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그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의 상태가 평소답지 않다고 짐작하고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조금 진정시킬 필요가 있을까..) 뭐... 하고 싶다면...?
내가 지금 열받은 거로 보이나?
멜빈: 글쎄, 열받은 건지는 몰라도 지금 평소같진 않다는 건 알겠는데...
잭: 날 쓸데없이 너무 잘 알고 있군. 죽어줘야겠어.
멜빈: 죽이려고...? (물끄러미 그를 바라본다.)
잭: (♡♡할 안내판부터 찾아보는 게 나을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그에게 화를 낼 필요는 없단 걸 머리로는 알고 있다... 안내판이 없는지 살펴본다...)
안내판에 따르면 잭이 있는 곳은 『2호차 : 금잔화』인 것 같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안내판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금잔화는 자애(慈愛)의 꽃. 꽃말은 【고요한 마음】』
안내판을 찾으면서 침대 근처에서 일기를 발견합니다.
(♡♡...)
(방토마스보다 ♡같은 소리 하고 앉았네 고요하긴 ♡♡)
코코나나 (G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잭: (손이 얼얼한 걸 느끼고서야 조금 이성이 돌아온다...)
(쉬익... 쉬익...)
(구석에 웅크려 머리를 싸안고 잠깐 눈을 감는다...)
(♡♡... ♡♡ 내가 왜 이런 ♡같은...)
잭: (한참 그러고 숨을 고르다가... 일기가 신경쓰여 주워서 읽는다...)
이불 아래에서 발견한 흰색 표지의 일기입니다..
이름은 적혀있지 않기 때문에 누가 쓴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라져버려라고 말했 는데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로 곁에서 가만히 책을 보거나, 가끔 말 을 걸어온 다.
『하얗지 않은 녀석의 이름은 멜빈이라고 했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하얀 녀석들과 있는 것보단 훨씬 낫다.
조금씩 공부도 하자,라고 말했지만 어려운 것은 싫어.
글을 예쁘게 쓸 수 있을 때까지, 일기는 잠시 휴식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이렇게 깨끗하게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유아 퇴행이 나아지고 있는 거겠지.
여전히 선생님의 이야기는 어렵지만 그가 있어준다면 괜찮다.』
『멜빈이 책을 주었다. 조금 길고 어려운 책이다.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빨리 다 읽고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다.
오늘은 과일을 가져와줬다. 사과는 꽤 맛있었다.
멜빈은 깎는 게 서투른 것 같았다. 나도 시켜달라고 했지만 자꾸만 껍질이 끊겨버렸다.
멜빈은 그 모습을 한참 쳐다봤다. 내가 말을 걸어도 잠깐 생각에 빠진 것 같았다.
연습해보려고 했는데 그가 칼을 가지고 돌아가버렸다.』
멜빈이 싫은 거지, 죽이고 싶은 거지, 하고 묻는다.
그럴 리 없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한다.멜빈도 나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럼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여기는 무슨 병원인 걸까. 그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나는 다치지도 않았고, 병에 걸리지도 않았다.
밖에 나가고 싶다고 했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은 안 된다고 하던데, 그럼 언제쯤 나갈 수 있나?
왜 이런 하얀 방에 계속 있어야만 하는 거지?』
그건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도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알려줘... 나는 왜 여기에 있지?』
『그럴 리 없어. 그렇지만(엉망으로 덧칠되어 있다)』
『오늘도 나는 하얀 방에 있다. 아직 나오면 안 된다고.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어. 하지만 뭘 위해서?』
『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페이지 한 면에 빽빽이 채워져있다.) 』
밤의 목소리가 옳았어. 계속 나를 도와줬던 거다.
이곳은 병원이 아니라 감금시설이고, 그가 나를 가두고 있다.
『시설에서 나갈 수 있는 인간에게 어떤 법칙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녀석들의 흉내를 내면 된다.
그렇게 하면 방심시켜서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밤의 목소리가 나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 준다.
흉내를 내는 방법, 평범하게 행동하는 방법, 세계의 해답.
그가 한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다. 절대 용서하지 않아. 용서할 수 없어...
『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가 왔기 때문이다. 왜 내 편과 떼어놓는 거지?
역시 그는 나의 적이다. 나 같은 건 싫어하는 게 분명해. 거짓말쟁이는........』
『그가 살아있으면, 나는 계속 감시당하는 건가? 하얀 방에 갇혀서, 온몸을 마구 헤집어지는 걸까. 그가 죽으면...... 나는 해방되나?』
『밤의 목소리가 말했는데, 사람이란 건 간단하게 죽지 않는다.
늑골 같은게 방해되니까, 많이 찌르지 않으면... 무기는 과도가 좋을까. 작고 다루기 쉬우니까.
메스를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가 손대는 건 허락해주지 않으니까. 그가 어떤 무기를 갖고 있는지 모르니까, 최대한 방심시켜야겠다.』
『경과 관찰을 위해 일기를 쓰라고 한다. 나를 시험하고 있는 거라고 밤의 목소리가 귀띔해주었다.
자, 계획을 시작해야지. 이 일기는 당분간 숨겨놓지 않으면 안 되니까, 잘 자.』
『뻔한 거짓말만 쓰면 되니까 편했다. 이제 곧 퇴원이다. 그를 죽이는 연습은 많이 했다. 베개가 있어서 딱 좋았다.
몇 번이나 찌르면 분명 죽을 거라고 밤의 목소리가 얘기해줬어. 꼭 죽여야지. 나는, 내 인생을 살고 싶어.』
거짓말쟁이. 사실은 감시하러 왔다는 거 알아. 뻔뻔해서 싫어. 하지만 참을 수 있었었다.』
『밤의 목소리만이 내 편이다. 나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아무것도 틀리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나의 편은 밤의 목소리뿐이다.
그를 죽인 것만으로는 안 될지도 모른다. 사람이 많이 있을지도. 하지만 괜찮아. 또 그때 죽여버리면 되니까.』
『드디어 내일이 퇴원하는 날. 그리고 전부 끝나는 날이다.
그에게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불러서, 죽인다. 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분명 아군이니까 침착해, 침착해침착해침착해침착해, 나는 괜찮아』
이것을 읽은 잭은 바로 아이디어 판정을 합니다.
그럼 잭은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하고 그냥 기분 나쁘게 생각할 뿐입니다.
다만 일기에 씌어 있는 행동을 실제로 실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산치가 7 감소하며 잭은.. 일기를 읽고 모든 일을 이해하며 일시적 광기, 『살인 충동』이 발생합니다.
잭: (이러고 싶지 않다, 아니, 나는 이러고 싶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생각이 얼핏 지나가지만... 끓어오르는 충동을 참기가 너무 힘들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잭: (안돼 아니야 안돼 이건 아니야 내가 하고 싶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나는)
(죽어)
죽어...
...! ... ... (목구멍이 아릿할 정도로 소리를 질러댄다. 신기하게도 제 귀에는 닿지 않는다. 무슨 말을 했는지도,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병실같이 꾸며진 공간 안에 있는 물건들을 제멋대로 때려부수고 걷어찬다. 침대 시트를 내던지고, 베개의 천을 뜯어버린다. 하얀 깃털이 사방에 눈처럼 휘날린다. 그러고도 신기할 정도로 소파와 멜빈은 건드리지 않다가, 숨이 한껏 차오를 만큼 난동을 부리고서야 그에게 다가가 날카로운 눈으로 내려다본다.)
...죽을 준비는 됐겠지?
잭은 모든 걸 때려 부수고, 죽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멜빈은 얌전히 모든 소리에 차단된 듯 조용히 제 할 일만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다 잭이 다가가자 그제야 고개를 돌립니다.
멜빈: ...... (시끄러운 소리, 엉망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흔들리는 열차 안. 조용히 침묵을 지키다 약하게 데자뷰가 느껴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익숙했고, 동시에 익숙하지 않았다. 네 시선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아니, 어차피 안 들리겠지만... (쓴 웃음이 절로 흘러나오며 눈을 감았다.)
잭: (그가 뭐라고 말했다. 들리지 않는다. 아마 죽어도 좋다고 말했을 것이다. 비릿하게 웃으며 가는 목덜미에 손을 대고 있는 힘껏 비틀어 짜듯이 숨통을 조른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잭은 멜빈의 목을 조릅니다. 한 손에 잡히는 목은 숨이 막히는 듯 몇 번 컥컥 댑니다. 문득 시야에서 어떤 환상이 덧씌워집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는 그것이 누군가의 몸을 붉게 물들입니다. 기분이 고양됩니다. 아마 제정신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가 미친 듯이 웃고 있습니다. 그것이 너무 시끄럽습니다.
찌르고 있는 팔은 누구의 것일까. 웃음소리는 누구의 것일까?
새빨간 것은 당신의 양손. 과도를 쥐고 있는 그 손바닥.
그것은 당신이 만들어 낸 것이고, 그런 광경을 보고 웃는 것도 당신입니다.
너무나도 역겨운 환각은 당신의 정신을 찢어발깁니다.
...환각에서 깨어나면 멜빈은 사라져서 보이지 않습니다.
앉아있던 자리에 단 한 장의 편지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코코나나 (GM): (이럴 땐... '그것'입니다)
잭: (점점 바닥나는 자신의 인내심을 스스로도 적나라하게 느끼고 있다. 정신을 차려보면 눈에서 눈물이 콸콸 흘러내린다. 온몸의 수분을 짜내기라도 할 것 같이... 희미한 시야에 한 장의 편지가 들어온다. 아마도 이번에도 또... 남은 이성을 간신히 부여잡고 읽어본다.)
너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되는 걸까? 하지만 이제 어느 쪽이든 좋아. 피곤해졌어...
곧 장례행렬이 시작될 거야. 우리 둘만 있는 장례 행렬이야.
편지 뒷면에도 메세지가 적혀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나는 나이면서 내가 아니야. 나는 너에게만 나야.』
잭: (이번에도 꽃이 있겠지... 흐릿한 정신으로 있음직한 곳을 알아내려 애쓴다.)
(우느라 눈앞이 침침하다...)
그럼 잭은 흐릿한 정신으로 둘러보다가 아까 물건을 쳐서 떨어진 것들 사이로 꽃병은 깨졌지만 다행히 상처는 별로 없는 금잔화와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책의 표지에 이전에 봤던 꽃들 중 하나가 그려져 있어서겠죠.
또한 잭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상복 위에 떨어진 칼집에 든 과도 하나 역시 발견합니다.
(표지를 살펴본다...)
봄망초인 것 같습니다. 표지를 보면 『꽃말의 겉과 속』이라는 제목도 보입니다.
(메타적으로 머리 깨기)
과도는.. 날카롭게 생겼습니다. 환각 속의 과도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금잔화를 집어들어 받침대 위 꽃병에 꽂는다.)
(자신이 또 언제 폭주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걸 망가뜨리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다. 꽃말사전을 챙겨서 6호차로 되돌아간다.)
(물론 갈 수 있다면...;)
잭: (미처 읽지 못했던 6호차 플레이트의 글귀를 살펴본다.)
『봄망초는 추상(追想)의 꽃. 꽃말은 【티 내지 않는 사랑】』
책은 양면성이 있는 꽃말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봄망초 : 추상의 꽃. 꽃말은 『티 내지 않는 사랑, 추억 속의 사랑』
알리움 기간티움 : 불굴의 꽃. 꽃말은 『원만한 인품, 무한한 슬픔』
콜키쿰 : 영원의 꽃. 꽃말은 『즐거운 추억, 나의 가장 좋은 날은 지나갔다』
스카비오사 : 재기의 꽃. 꽃말은 『아침의 신부,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금잔화 : 자애의 꽃. 꽃말은 『고요한 마음, 이별의 슬픔』
물망초 : 우정의 꽃. 꽃말은 『진정한 사랑, 나를 잊지 마세요』
이외의 페이지는 전부 새하얗고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이건...)
(아까 열어둔 1호차까지 달려간다...)
1호차에 들어가자 동시에 들어온 문이 저절로 닫힙니다.
창밖엔 굵은 비가 쏟아지고 있으며 어느새 밤이 된 건지 깜깜합니다.
열차 안에는 빽빽하게 꽃이 깔려있고, 그 가운데에 관이 놓여 있습니다.
관 속에는 창백한 얼굴의 멜빈이 누워있습니다.
그 옆에는 역시 창백한 얼굴의 멜빈이 서있습니다.
그는 당신이 온 것을 눈치채곤 이렇게 고합니다.
멜빈: ..... 드디어 왔네. 기다리고 있었어.
여기가 끝이야. 너에게 있어서는, 골인 지점인 셈이지...
수고 많았어... 여기까지 오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뭐 결국은 왔겠지만...
(가만히 그를 바라본다.) ......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장례 행렬을 완성시켜 줘.
멜빈: (긍정의 대답에 희미하게 웃어) 좋아. 나는, 네게 살해당했어... 이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야...
하지만, 이 안에서라면, 이 열차 안에서라면... 나는 살아있어. 그리고, 죽은 나도 거기 있고.
네가 골라줘... 잭.
너, 네 죄를 마주하고 내 죽음을 받아들일 건지, 아니면... 네 죄를 등지고 너에게만 나일 나와 함께, 이 열차에서 영원히 살아갈 건지.......
... 뭐 별로 원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 어느 쪽을 택해도 상관없어. 네가 골라.
너는, 어느 쪽을 선택할 거야...?
그럼 잭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인 멜빈의 말을 떠올립니다.
'부럽네... 나는 그저, 꽃이 필요한 것뿐이었는데.'
이 꽃은 앨저넌의 죽음을 애도하며 바쳐진 것입니다.
즉, 이 발언은 잭에게 제 죽음을 애도해달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잭: 나에게 네 죽음에 애도의 뜻을 표현할 자격이 있을까 모르겠군...
멜빈: ...... 뭐 그 정도는 있을 수도 있지. 그런 거에 자격이란 게 필요해...?
잭: ...내가 없다고 느끼면 내겐 없는 거야.
멜빈: 그래, 그럼... 그래서 어쩔 건데...?
잭: 네 죽음을 애도하거나, 사후의 행복을 빌거나, 윤회에 행운이 깃들길 바라는 건 내게 사치다.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은...
리히터, 멜빈, 너는 끝까지 내게 다정했구나.
고생이 많았어.
...못난 녀석이라 정말 미안해.
누구처럼 말재간이 없어서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군. 이 감정을...
잭: 그냥... 그냥 널 안아주고 싶어. (다시금 눈가에 물기가 차오른다. 붉어진 눈으로 창백한 그를 내려다본다.)
멜빈: ...... 내가 다정,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뭇거리다가 쓴 웃음을 지으며)
... 널 좋아했고, 좋아하고 있으니까... 네가 미쳐버렸을 때도, 날 죽였을 때도... 여기서도.
... 이상하지, 어떻게 널 좋아하게 됐는지는 지금도 의문인데... 너,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 알면 됐어.
잭: ...몰랐겠지만 넌 그런 녀석이야. 클리브의 안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
높은 벽을 한 번만 무너뜨리면 다신 쌓아올리지 못해.
누구보다도 그 벽을 무너뜨리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게 나였겠지.
기뻐, 멜빈.
네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원했던 대로, 네 벽을 허물어뜨린 게 나라면...
잭: ...하지만 역시 널 아프게 만든 과거의 나는 견딜 수가 없군. (쓰게 웃는다.)
멜빈: ...... 잘 아네. 나보다도 더. 맞아, 부정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네... 뭐, 확실히, 그 일은 많이 짜증나지만...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살짝 물기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도 네 입으로 말했잖아. ... 내 벽을, 허물어뜨린 사람이라고... ...그걸로 조금, 자신을 가져도 되지 않아...?
안고 싶다면 안아. 답지 않게 망설이네...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조금 더 다가가 먼저 그를 조심스레 끌어안았다.)
잭: ...고작 나 때문에 죽고도 이럴 수가 있나...? 너란 녀석은...
(끝내 소리 죽여 울음을 터트리곤 그의 작은 어깨 너머로 얼굴을 묻는다.)
그렇게... 이렇게... 다 잃어도 괜찮은 그런 사람이었느냐고...
...이런 것까지 원한 적은 없어... 넌 이미 너무 많은 걸 잃었잖아, 나 때문에...
멜빈: ... 죽었지만, 여기서는 살아있으니까... 너에게만 나이기도, 하고. (말없이 그를 끌어안고 등을 천천히 쓸었다. 안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까. 차분히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천천히 숨을 고르다가 조용히 말한다.)
... 내가, 그렇게 희생적인 사람으로 보여...? ... 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뿐이야.
어쩌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이기적이고, 비이성적인 이유일지도 몰라... ... 어쨌든 뭐, 지나간 일은 바꿀 수 없기도 하고...
잭: (그를 품에 안은 채 고개를 들고 열차 안을 가득 채운 꽃들을 바라본다. 눈물이 앞을 가려, 손바닥으로 급히 훔친다.)
(찾는 게 있는데 있을까요...)
코코나나 (GM): (어떤 걸 찾으시나요..!)
(fucking-blue-flower)
잭: (주사위는 중요한 땐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잭은 멜빈의 뒤에 있는 서랍장에 놓여있는 물망초를 발견합니다.
(잠시 포옹을 풀고 물망초 꽃을 가져와 멜빈에게 내민다.)
...영원한 사랑이래.
아니, 진정한... 그래. 뭐 좋아.
꽃말이야 어쨌건 내 마음이 변하는 건 아니니까...
멜빈: (물망초 받아든다...) ...... 그렇구나.
잭: 내게 애도의 자격이 없다고 한 건 진심이야. 지금도 생각은 변하지 않았어.
하지만 아까 지나오며 봤던 글귀가 기억에 남아서...
...넌 이미 용서했겠지만, 나는 용서받고 싶지 않아. 그럼에도 네가 내 애도를 바란다면 이거로 대신하지.
멜빈: ...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물끄러미 물망초를 내려다본다.) 그런 걸로 할까...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멜빈: 나는... 조금 전에 했던 말대로야. 네가, 무슨 선택을 하든 상관없어... 하지만 내 죽음을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건 안 돼.
(끄덕..)
...현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어. 인정하지. 내가 너를 죽였단 사실도.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나도 목숨을 끊고 싶다. 그걸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네 죽음을 짊어지고 삶을 영위하는 게 대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멜빈: ... (몇 번 입을 달싹이다가) 그래, 같이 죽는 것도 네 마음이지만... 그래도, 부정하지 않아준 건 고맙네.
...... 나는, 어떤 선택을 하든 말리지 않아. 이미 죽은 후인걸.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러니 이 다음엔 네 마음대로 해.
(물망초를 약하게 쥔다.) 그럼, 또 만나. 이번에는 그쪽에서 기다릴 테니까...
눈부신 빛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잭은 의식을 잃습니다.
정신을 차리면, 잭은 과도를 손에 든 채 멜빈의 눈앞에 서있습니다.
이제 막 내려찍으려는 순간인 듯, 멜빈은 조금 놀란 듯한 표정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내려찍을 수 없습니다.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리 없습니다.
과도는 자연스럽게 손에서 떨어지고, 당신은 무릎을 꿇습니다.
그런 당신의 모습을 보고 그는 무언가를 알아챈 것이겠죠.
당신을 부드럽게 끌어안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