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빈이 깨달으면, 캄캄한 암흑 속에 있습니다.
상자의 크기는 가로 세로 폭으로 인해 엎드리지는 못하나 어떻게 겨우 옆으로 누울 수 있을 정도이며 직사각형 모양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리고 미처 생각을 하기도 전에 발밑의 스피커에서 성별도 나이도 미상인 수수께끼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갑자기 눈을 떴는데 처음 보는 낯선 곳이라니. 많이 당황스럽지 않나요? 이 상황은 뭔지, 자신을 이곳에 가둔 사람은 어디있는지."
??? "미리 말하자면 당신을 가둔 건 접니다. 그리고 곧 작별인사를 할 시간이죠."
정체를 알 수 없는 목소리는 그렇게 말합니다.
가지고 있는 건 고글에 있는 라이트. 그리고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이곳에는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수수께끼의 목소리만이 의지할 길이죠.
조사할 수 있는 건 상자와 소리, 그리고 수수께끼의 목소리와 자신의 몸, 그리고 발아래에 있는 봉투 정도입니다.
코코나나 (GM):(멜빈은 무엇을 할까요? 조사하고 싶은 대상을 고르고 판정하고 싶은 특기를 골라주시면 되며, 수수께끼의 목소리와도 대화가 가능합니다!)
멜빈 리히터:(일단은... 대화를 하자...)
어, 음... 많이 당황스럽고... 그... 저기, 날 왜 가둔 거야? 돈이 필요해...?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는데...
(퍽 당황하긴 했으나 그렇게 엄청나게 동요한 모습은 아니다.)
???:글쎄요, 돈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이는 걸로 보이나요? 하하, 그랬더라면 진즉에 보호자와 연락을 취하거나 했겠죠! 당연하고 그럴싸한 추측이지만 조금 아쉽네요.
멜빈 리히터:...내 기술이 필요해? 나한테 이상한... 연구라도 시키려는 거야? (짜증) 항상 하는 말이지만... 내가 할 줄 아는 건 제피들 같은 기계를 만드는 게 다야...
(...그리고 난 보호자 같은 거 없어.)
???:흐응, 뭐 그것도 멋진 아이디어지만... 제가 그걸 바랐다면 당신을 이런 곳에 가둘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제가 바라는 건 그것과 정반대죠. 그러니 정 제 목적이 궁금하시다면 그냥 쾌락 살인자라고 생각하세요. 그 편이 당신에게 훨씬 이롭겠죠. 어쨌거나 전 당신을 여기서 보내줄 생각이 없으니까요!
멜빈 리히터:...... (말이 통하는 녀석은 아닌 것 같네...)
멜빈 리히터:(대화는 포기하는 게 좋겠다. 고글에 달린 라이트를 켜고 상자를 조사한다...)
노이:엄... 일단 두드린다거나 귀를 기울여보는거로
소리판정을하고싶군요 (퀭)
(누르면 바로 도는 거였군)
멜빈 리히터:(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여본다.)
코코나나 (GM):(전쟁으로 공포판정 해주세요!)
멜빈 리히터:(...역시 전쟁에 날 이용하려는 게 아닐까...)
(모르겠고 클리브 보고 싶다...)
(페이즈는 넘어가겠습니다...)
귀 기울여 듣는 밖의 소리를 제외하고 스피커의 소리는 잠잠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이런 캄캄한 상자 안에서는 알 수 없겠죠.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얼른 여기서 나가야 할 텐데... 그의 목적이 뭔지도 아직 알 수 없지만 내보내주지 않을 거라면 알아서 나가야겠죠.
멜빈 리히터:(발 밑의 봉투를 어떻게든...)
(어떻게...)
(...어떻게... 이런 좁은 데서...)
(막막)
(좋아... 노오력을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멜빈 리히터:(발끝을 꼼지락거려서 조금씩 봉투를 위로 올린다. 꼼지락...)
코코나나 (GM):(판정할 특기를 선택해 굴려주세요!)
(노오력이니까 인내라거나)(?)
멜빈 리히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끝없는 노가다를 인내로 이겨내겠다...)
멜빈은... 꼼지락거리며 노가다 끝에 봉투를 잡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밖으로 나가고 싶은 적은 처음이야...)
코코나나 (GM):(세상에 멜빈이 처음으로 이하생략)
멜빈 리히터:(사진에 찍힌 모습을 보고 대혼란이 와 버렸다... 지금 여기서 나갈 수만 있다면 500m 달리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멜빈은... 사진을 보고 혼란스러워 하며 여기서 나가고 싶단 생각이 강렬하게 듭니다..
멜빈 리히터:...이봐...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흠, 저 말입니까? (전이랑 조금 다른 음성으로 답한다. 여전히 그는 모르는 이의 목소리겠지만.)
멜빈 리히터:당신이 아니면 내가 여기서 누굴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래서 멍청한 인간들은...)
(집에 가고 싶다.)
???:외로워서 혼잣말을 할 수도 있잖아요? 아무튼 여기서 뭘 하느냐고 묻는다면 뭐든이라고 할까요. 당신을 보거나 시간을 때우거나... 뭐 그런 일이죠! (경쾌한 어조로 말한다!)
멜빈 리히터:...날 왜 봐... 기분나빠... 쾌락 살인자라고 자칭하더니, 관음증도 있는 거야...?
(일단... 저 광기를 걸고 있고 싶지 않으니 회복판정을 해보고 싶습니다... 인내로 꾹 참아서 현실로 돌아오자...)
???:아니면 달리 할 것도 없잖아요? 아니면 이렇게 당신과 얘기하거나. 관음증... 뭐 마음대로 생각하셔도 됩니다. 그런 곳에서 생각이라도 자유로워야 하지 않겠어요?
(야)
(안되겠다 약 쓰자... 진통제...)
(울먹)
코코나나 (GM):(ㅋ ㅋ ㅋㅠㅠㅜㅜ)(좋아요 진통제를 하나 사용합니다..!)
현재 감소된 것은 이성치 뿐이므로 이성치를 1 회복합니다.
코코나나 (GM):(에서는 회복판정을 했기 때문에... 행동판정은 모두 끝났습니다)
...그러고 있는 거, 재밌어...?
???:으음... 쾌락 살인마니까 당연히 재미있겠죠...? 뭐 지금처럼 가만히 있는 건 조금 따분하긴 하군요!
(그러곤 이전과 같이 입을 다물었다가 잠시 후 무슨 변덕이라도 생긴 건지 느닷없이 입을 열었다.) 항상 제 쪽에서 답하기만 했으니 이번에는 제 쪽에서 하나 물어도 되겠습니까?
(계속 바로 누워있으려니 몸이 찌뿌듯하다. 옆으로 끙끙거리며 돌아눕는다.)
???:싫다고 해도 물어볼 거지만요.(뻔뻔) ... 흠, 그런가요. 좋아요. 만약 죽이지 않는 대신 당신이 여기에 평생, 아니 평생은 아니어도 아주 오랫동안 있어야 한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멜빈 리히터:...왜 그래야 하는데...?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받을 수는 있는 거야? 어떻게든 살아있을 순 있다고 해도, 이런 곳에 오래 있고 싶지는 않아... 누구라도 미쳐버려. 당연한 거잖아...!
???:왜냐는 질문은 여기서 의미가 없죠. 공급받을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요? 가능한지 아닌지는 당신이 더 잘 알겠죠. 그리고 확실히 그건 좀 문제 있겠네요.
뭐 정확히는... ... 흠, 아무튼 탈출할 방법을 찾는 건 슬슬 지쳤나봐요? 이렇게 시시껄렁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면.
멜빈 리히터:(그야, 사진에 찍힌 모습이 말도 안 되는 것이었으니까... 정신을 가다듬는 데 꽤나 애를 써야만 했다. 어째서 사진 속의 인물은 마치 미래의 자신과 그처럼 보이는지...)
...시시껄렁하면 내보내주든가...
???:어디까지나 조-금 그렇다는 얘기죠! 당신에겐 아쉽겠지만 아직은 내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요. 그래도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죠.
코코나나 (GM):(멜빈은 무엇을 조사해볼까요!)
멜빈 리히터:(상자 그 자체를 조사합니다... 뭔가 숨겨진 게 없는지...)
(그늘로 판정하면 되것죠...)
(야!!!!!!!!)
(생명력 깎아서 재시도!!!!!!!!)
(울어버림)
(후)
(기계판정이냐!!)
(봤어? 이게 공학도야...)
공학도는... 이 정도 기계장치로 놀라지 않는다..!
멜빈 리히터:(공급받을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라니, 이런 뜻이었나...?)
(...누가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노이:약간 PC 안쪽 사람의 현실 지능롤이 굴러가고 있어서 막 불안합니다
시바 그건 아니겟지 그로디 마라
코코나나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실 지능롤이 어떻게 굴러갈지..)(은은)
멜빈 리히터:...헤어질 시간이라고? (기계를 살펴보다 그 장치가 자신에게 연결되어 있는 것에 놀라지만, 크게 당황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했던 말과 들어맞는 부분이 있어 얼추 납득해버린 쪽에 가까울까... 일단은 그의 의중을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대답을 잘 해주긴 할까?)
???:네,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나요? 곧 작별인사를 할 거라고요. 뭐 아무리 당신이라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긴 했지만요.
멜빈 리히터:날 여기서 내보내주겠다는 뜻이야...?
???:그런 의미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정답을 말해주면 재미없잖아요? 당신의 그 좋은 머리를 굴려서 알아내보세요. 물론 시간 안에 알아낼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음... 제가 너무 많은 말을 했나요? 역시 천재 공학도 답다는 생각이 들지만 제가 그걸 알려줄 의무는 없죠.
멜빈 리히터:(수수께끼의 목소리 그 자체를 좀 더 알아보고 싶은데... 소리 판정일까요...)
(주사위가 너무 무서운 사람)
(그늘로 굴리고 싶다)
(난 2가 소중해)
코코나나 (GM):(소리 판정을 해도 되고... 설득력이 잇다면 다른 판정을 해도 됩니다!)
(소리 그 자체는 들을 만큼 들었으니... 여태 들은 대화 내용과 목소리를 통해서 목소리의 대상에 뭔가 감춰진 게 있는지 통찰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의미로 그늘 판정을 하고 싶습니다...)
(필사적)
코코나나 (GM):(ㅋㅋㅋㅋㅋㅋ 좋아요 굴려주세요...!)
(아 쫌)
(야 생명력 까라 까)
(어차피 다음이 클막이다)
코코나나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멜빈 생명력 벌써 2나..ㅠ 굴려주세요!)
(어휴)
(...좀 더 말을 시키면 알 것 같은데...)
...저기...
멜빈 리히터:......여기 날 가둔 게 당신이라고 했지? 그런데 이제 곧 작별...이라고? 뭐... 이런 걸 묻는 게 굉장히... 이상하긴 한데, 아쉽진, 않아?
(어떻게든 말을 시켜본다. 뭔가 더 알 수 있을까...)
???:흠... 그랬죠. 이제 와서 살인자의 동정이라도 살 셈인가요. 우리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잖습니까. (그의 질문을 다른 쪽으로 해석했는지 가볍게 답했다.) 뭐... 그래도 조금쯤은 아쉬울 수도 있겠죠.
멜빈 리히터:(뭔가... 바뀌지 않는 게 있는데... 뭐지... 좀 더 말해봐 개자식아...) ...당신 같은 이상한 존재에게 별관심 두지 않는 주의지만... 내가 그 행동의 목적이 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 조금쯤은 아쉽다고...? 어디 한번 더 지껄여봐...
???:하하, 당신의 그런 점도 마음에 들어요. 그러니 나중에 헤어지더라도 저 같은 존재에겐 관심 두지 마세요. 지금도, 이후에도요.
그리고... 어떤 아쉬움일까요. 모처럼 흥미로운 존재가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 그도 아니라면 이제 와서 당신이 제게 가치 있는 존재가 된 것에 대한 상실감? 뭐일 것 같습니까. 제 쪽에서만 계속 예시를 던지는 건 지루하지 않나요? 당신, 이렇게 말하는 거 생각하고 있는 게 있죠? 당신의 추측을 한 번 말해봐요. 제가 솔직하게 답할지는 모르겠지만요!
멜빈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때로는 기계음이 섞이기도 하고 높은 어조로, 때로는 낮은 어조로 변하는 소리는 맞출 수 없게 훼방을 놓는 것 같지만 그 목소리에도 어딘가 변하지 않는 부분은 있습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만큼 낯설진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말투가 낯익다고...)
코코나나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클라이막스 전 한 페이즈를 추가할까 싶은데.. 만약 원하신다면 그 페이즈동안 감정 맺기를 하거나 조사/회복판정 셋 중 하나가 가능합니다)
멜빈 리히터:(조사팡인은 조사나 하겠습니다 남은 거 하나 아닌가요...)
코코나나 (GM):(멜빈은 자신의 몸을 조사하나요?)
멜빈 리히터:(상자, 정확히는 상자의 기계 장치에 연결된...... 가능하면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몸을 살펴본다.)
(이번에도 숨겨진 걸 찾는 느낌으로 그늘 판정 하겠습니다 ㅇ>-<...)
(후)
노이:저 사실 생물학에 공포 넣을 뻔했는데...
...
코코나나 (GM):...... . .. . . .
코코나나 (GM):(이미 모든 걸 대강 눈치채서..?)
코코나나 (GM):(그럼.. 바로 클라이막스로 갈까요??)
짜증나...
...... (작게 중얼거린다.)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라고 해 줘.
(넘어갑시다...)
멜빈의 중얼거림에도 스피커에서는 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작은 목소리였으니 들리지 않은 걸지도요.
허나, 잠시 후 수수께끼의 목소리는 이전과 같은 어조로 말합니다.
??? "드디어... 왔네요. 작별의 시간이."
...날 이렇게까지 살려서, 어떻게 하려는 거야.
???:호오, 제가 당신을 살리려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군요. 전 어딜보나 당신을 갖고 놀다 죽일 셈인 살인마잖아요?
멜빈 리히터:가지고 놀다 죽이는 데 이렇게까지 공들인 기계가 필요해...? 이상한 사진 같은 걸 넣어두고... 대답해, 지금은 몇 년도지?
뭐 이건 속여봤자 이미 짐작하고 있을 것 같군요. (으쓱) 1945년도인가, 그렇습니다. 이젠 그런 것도 의미 없지만요.
멜빈 리히터:...밖에서 끔찍한 소리가 나는 걸 내내 귀기울여 듣고 있었어. 당신이 그런 소리들을 만들고 있는 거라면, 날 가지고 놀다 죽일 셈이었다면, 여기서 꺼내어서 내던져버리는 게 빠르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어. 시답잖은 소리를 지껄이기나 하고...
이런... 이 기계는... 명백히 내 생체 신호를 유지하기 위한 거잖아...? 천재 공학도가 그것도 모를 것 같아?
...사진을 넣어둔 것도 당신이야? 내가 알아차려주길 바랐던 거야...?
그 말투는 지긋지긋하게 들었어. 아무리 기계음으로 장난을 쳐도... 모를 리가 없잖아.
......그냥 네 입으로 모든 걸 제대로 말해줘.
왜, 내가 여기에 갇혀있는지.
클리브 스테플:...... 이미 다 알아 챘으니 감춰도 의미는 없겠죠. 하기야 천재 공학도 앞에서 무슨 거짓말이 의미 있겠습니까!
그리고 시답잖은 소리라니, 저는 나름 최선을 다한 건데 말이에요. 그게 오히려 당신이 정답에 근접하는 힌트가 된 것 같으니 안타깝긴 합니다만.
... 기계에 있어 당신의 눈을 가릴 순 없다고 생각이야 했죠. 뭐부터 설명하면 좋을까요. 우선은, 네. 사진을 넣어둔 건 제가 맞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알아채주길 바라서는 아니에요.
저는 당신이 제가 누군지 끝까지 모르길 바랐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아무렇지 않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멜빈 리히터:...제발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라고 해 줘...
클리브 스테플:(어느새 음성변조도 풀고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간다.) 멜빈, 당신은 천재예요. 지금의 당신도 그렇지만 지금 시대의, 당신의 기억에서 약 10여년 후에는 상상 이상으로 더 대단한 사람이 된답니다.
천년 단위로 발전할 것 같은 세계의 기술을 그토록 빠르게 진행하고. 꽤 많은 발명을 했어요. 그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발전 속도였죠.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뜻에 관계없이 이용되었답니다.
멜빈, 당신이 그걸 원치 않았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죠. 그 욕심의 끝이 이 결과물이고. ... 곧 죽음의 별이 될 곳에 사랑하는 당신을 남겨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 당신이 생각하는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잠깐 잠들어 있으면 돼요. 말했던 것처럼 오랜시간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겁니다.
멜빈 리히터:...... (추론이 조금은 틀리길 바랐는데...)
멜빈 리히터:...그래... 사진 속 두 사람이 나이를 먹은 너와 나란 걸 확신하고, 목소리의 주인이 너라고 짐작했을 때부터... 그런 배경이 있으리란 추측은 했어. 이제 내가 궁금한 건...
설마... 날 전쟁이 없는 어딘가로 살려 보내기 위해 너의 무언가를 희생한 건 아니겠지...?
...왜 너는 이 안에 같이 누워있지 않은 거야?
작별의 의미는, 뭐야...?
클리브 스테플:딱히 무언가를 희생한 건 아닙니다. 그냥 당신이 살아가길 바랄 뿐이죠. ... 같이 있지 않은 이유라면, 당신도 있어봤잖아요? 그 안엔 두 사람이나 들어갈 수 없어요. 둘 다 탈출하는 건 무리예요. (단호하게 딱잘라 말해)
생각했던 최악의 수보다는 나으니 좋아해야 해...?
넌 거기 남아서 죽겠다는 소리야...? 이런 별것도 아닌 장치, 하나 더 만들면 되잖아.
...뭐가 문제야...
클리브 스테플:그렇게 되나요? 어차피 당신이 아니면 이렇게 탈출할 장치를 만들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제가 만든 것도 아니지만.
생각했던 최악의 수는 어떤 겁니까? 뭐 그냥 죽겠다는 건 아닙니다. 저도 아등바등 살 방도를 찾아봐야죠. 만약, 당신이 먼저 떠나고 제가 그 방법을 찾으면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죠.
멜빈 리히터:날 여기 집어넣고 보내기 위해 네 인력이나 목숨을 담보로 삼았다든가... 말이야.
그런 게 아니라면 방법은 있을 거야...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는 하지 말아줘.
클리브 스테플:... 그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당신이 원한 것도 아닌데 전쟁의 원인 취급 받아서 말이죠. 만들 상황이 되진 않을 거란 소리입니다. 이런 전쟁통 한복판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힘든 일이고요.
...아... 내가...?
클리브 스테플:당신의 기술이 이용된 거니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치들이나 지껄이는 말이죠. 높은 사람들은 원망하기 무섭지만 탓할 대상이 필요한 사람들 말이에요. 이 와중에도요. 물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기술이든 나쁜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잘못한 거니까요.
멜빈 리히터:넌 왜... 내가 내 기술의 결과를 스스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은 거야...?
멜빈 리히터:...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내 기술이 전쟁에 이용되었다면... 첫째, 내 의도는 당연히 그게 아니었겠지. 네가 아는 대로... 그렇다면 둘째, 그걸... 내버려뒀어? 전쟁의 원인으로 내가 지목되는 걸? 이런 상자 안에 가둬서 어딘가 떠나보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기까지... 그 잘난 입과 펜으로, 넌 무엇을 한 거야?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내가 끝내게 해줘. 날 여기서 내보내, 클리브.
...도망치고 싶다면 네가 먼저 가.
클리브 스테플:... 저 역시 당신을 이 상자에 넣기 전, 가만히 있기만 한 건 아닙니다. 진실을 알리려고 몇 번이나 기사를 쓰고, 사람들을 찾아갔죠. ... 하지만 이용하는 쪽에서도 그렇게 하게 내버려두진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한 일이 세상에 폭로되는 거니까요. 당신이 알다시피 말과 펜은 제 장기입니다만... 이런 상황에서 제가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많지 않더군요.
...... 함께 멸망으로 걸어갈 생각인가요. 그게 당신이 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까?
멜빈 리히터:...1888년의 잭 더 리퍼, 이번엔 내 차례구나.
날 두고 가.
날 두고 네가 가... 난.
클리브 스테플:제가 그런 걸 바라지 않는다 해도요?
......
멜빈 리히터:...그들의 속셈이 그렇다면, 누군가 날 살려내려 할지도 모르겠네... 그 살인마처럼.
그게 내가 져야 할 책임이라면... 그래야 하지 않을까... 난, 항상 도망만 쳤으니까...
...도망치는 건지도 모르고 이렇게 갇혀서 살아남는 건 바라지 않아...
최소한 내가 짊어지게 해 줬으면 좋겠어...
클리브 스테플:... 당신이 짊어져야 할 필요가 없는, 불합리한 책임의 무게란 걸 알면서도... 그게 당신의 선택입니까?
하아, 알겠습니다. 제가 졌어요. 당신에게 어떻게 보면 당신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 순간에, 당신이 이렇게 말할 걸 조금쯤은 짐작했으니까요.
멜빈 리히터:...네가 날 얼마나 사... ... ...아끼는지는, 대강 눈치챈 시점에서 모두 느끼고 있었으니까...
날 전쟁통에서 반출한 게 들키면, 그 책임과 공분을... 네가 살 생각인 거 아니야...?
...고작 기자 주제에... 그딴 거 짊어질 생각 마.
클리브 스테플:지금 정도는 솔직하게 말해주시면 안 됩니까? 제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뭐 그거야...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생각했죠. 어차피 도망치는 건 익숙하고 전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꾸준히 운동해서 그 정도는 자신 있다고요?
코코나나 (GM):(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리브 스테플:그리고 고작 기자라뇨! 기자가 어때서요.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이 모조리 짊어지는 걸 어떻게 외면합니까~
... 상자, 열어드릴게요. 대신 저도 같이 가는 겁니다. 당신을 남겨둔 채 저 혼자 떠날 순 없으니까요.
멜빈 리히터:...그렇게 사랑 사랑 하는 사람이, 연인을 두고 외딴 곳에서 혼자 살아남을 내가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우습네...
혼자 가...
...나 홀로 보내도 외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네가 가서 증명해. 혼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단 걸.
......괘씸한 기자...
가서 기다려. 난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테니까...
네가 남는 것보단, 내가 남는 게 훨씬 더 가능성이 높잖아.
클리브 스테플:... 거 너무하십니다... 흑흑 전 멜빈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데...
... 제가 잘못했어요. 그냥, 그때 당신이... 당신의 기술이 인류를 멸망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했으니까. 아예 몰랐던 때로 돌아가면 괜찮지 않을까 했어요.
클리브 스테플:(팩폭당함;) 그리고 가능성의 문제라면 저와 같이 남는 게 더 낫지 않습니까? 방법을 찾는데 한 사람이라도 더 있는 게 낫잖습니까.(꿋꿋)
멜빈 리히터:으... 끈덕지게 들러붙을 셈이지... 정 그렇다면 마음대로 해. 고집 하고는...
...내 기억을 멋대로 지운 대가를 치르게 해 줄게.
클리브 스테플:아시는군요, 평생 끈질기게 들러붙을 겁니다! 멜빈이 포기하는 게 더 쉬울걸요. ... 대가라고 하니 좀 무섭긴 하지만... 그것도 제 업보니까요...
멜빈이 무어라 답하기도 전,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던 상자가 드디어 열립니다.
노이:(진성 아재가 된 클리브를 마주하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그 앞에는, 사진으로 봤던 모습 그대로인 그가 서 있습니다.
클리브 스테플:(흑흑 멜빈... 아저씨라고 버리면 안 됩니다;)
멜빈 리히터:(10년 전에도 아저씨같았으니까 이제와서 새삼 그러진 않아...)
밖은 안에서 들었던 굉음과 폭발음이 훨씬 더 크게 연달아 들립니다.
클리브 스테플:(다행이긴 한데 사실이 많이 아프군요...)
두 사람은 세계의 멸망 속에서 함께 가능성을 찾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세계의 끝은 언제일까요. 바로 몇 시간 후일 수도 있고 생각보다 더 걸릴 수도 있겠죠. 그새 당신들이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별이 되어가는 이곳에서, 방주를 포기하고 짊어지길 택한 것에 후회하지는 않을 겁니다.